(아기랑 유럽여행) 돌아기랑 함께한 스펙터클 스위스 여행기 #5 뮤렌, 쉴트호른
오랜만에 남기는 돌 아기와 함께 떠난 유럽여행, 다섯 번째 이야기. 스위스 뮤렌과 쉴트호른입니다.
숙소 옮기는 날
취리히에서 2박을 하고 프루티겐으로 향했어요.
취리히 2박, 프루티겐 4박, 베른 2박의 일정에 첫 숙소 옮기는 날 새로 짐을 싸서 숙소를 옮기려니 너무 힘들어서 숙소 한 군데 고정할걸 엄청 후회했어요. 특히 제가 예약한 프루티겐 숙소가 정말 예쁘고 아늑해서 이곳에 쭉 머물면 좋았겠다~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하룻밤이 지나고 다음 숙소 예약하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가장 오래 머문 예쁜 숙소에 벌레가 너무너무너무 많아서 진심으로 탈출할 날만 기다렸어요ㅠㅠ
숙소 한 군데 고정했으면 이 숙소로 고정했을 텐데, 진짜 여러 군데로 잡길 다행이다 싶었어요ㅎㅎ 진짜 깨끗하고 예쁜 숙소였는데 바닥에 기어다는 벌레들...😱 반지하 느낌의 예쁜 정원을 끼고 있는 집이었는데 제가 묵을 때 비가 오다 말다 한 매우 습한 날씨여서 정원의 콩벌레들이 집으로 자꾸 들어왔나 봐요. 자세한 건 다음에 숙소만 따로 후기 남길게요ㅠㅠㅠㅠ
예기치 못한 차 막힘
취리히에서 슈테첼베르크로 가는 길~
원래 네비에 찍힌 소요시간은 2시간 이내였어요. 그런데 가면 갈수록 남은 시간이 자꾸 늘어나는 요상한 마술😰 나중에 알고 보니 루체른 근처에 터널에서 버슨지 트럭인지가 사고가 나서 길을 막고 있었대요ㅠ
남은 시간이 자꾸 늘어나고 주차장 수준으로 도로에 서 있다가 구글이가 새로운 길을 찾아 줬어요!! 새 길 따라가다 보니 어제 못 본 카펠교가 두둥~~!!
루체른 시내로 들어와 버린 거예요ㅎㅎㅎ 어쩌다 보니 어제 못 봐서 아쉬웠던 루체른도 구경하고 가게 되었네요ㅋㅋ 전 좋았지만 차를 오래 타게 된 우리 아가는 자다 깨서 짜증쟁이가 되어 버렸어요😭
폭발한다는 휴게소와 룽게른 호수

루체른을 간신히 빠져나왔고 아기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서 휴게소가 보이면 쉬어가기로 했어요~ 룽게른(?) 호수 가기 전 보이는 휴게소에 얼른 들어갔는데 놀이터도 있고~ 쉬어가기 참 좋더라고요😁
커피와 쿠키를 하나씩 사서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누군가 저희에게 다가와서 영어로 쏼라쏼라~ 첨엔 제가 잘 못 들은 건가 했어요. explosion이란 단어가 들렸어요. 첨엔 잘 못 들었겠지 했는데~ 자꾸 폭발한다고 빨리 여기서 도망가래요!!! 헐😰 이건 또 무슨 일이...!!
갑자기 휴게소에 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부랴부랴 차로 돌아가서 휴게소를 나가기 시작했고, 저희도 급하게 나왔답니다. 도로도 통제하고 있더라고요!!! 이건 또 무슨 일!! 잘못했음 도로 통제돼서 또 도로 위에서 하염없이 기다릴 뻔했어요~~

정말 휴식이 필요해서 휴게소에서 나와서 가다 보니 나온 호수에 차를 세웠어요. 무슨 호수인지도 모르고 그냥 내려가서 돗자리를 깔았어요. 물 색깔 너무나 예쁘고 그늘도 적당해서 너무 좋았답니다^^ 돗자리 깔고 자유를 주니 우리 아기님은 다시 신이 나서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자꾸 인사를 했어요ㅋㅋ
스위스에서 느끼는 첫 여유로운 시간😁 찾아보니 룽게른 호수였어요~ 조용하고 여유롭고 예쁘고 너무 좋았어요!!
뮤렌까진 딱 좋았지, 유모차는 노노
슈테첼베르크에 주차를 하고 케이블카로 쉴트호른까지 올라가기로 결정!
네비에 Parking Stechelberg (Schilthornbahn) 찍고 갔는데, 가는 길에 보이는 폭포들이 넘나 멋졌어요. Stechelberg 주차장 가까이도 폭포가 딱!! 주차를 하니 바로 옆에서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어요. 케이블카 탈 때 유모차를 가지고 올라갔는데... 후회막심ㅠㅠ 계단으로 줄을 서는데.... 아기는 안고 유모차를 들고 계단에 줄 서야 하는 일이😭 이때 그냥 차에 유모차 가져다 놓고 왔어야 했어요ㅠㅠ 이 후로도 쭉 유모차가 짐짝이었답니다ㅠㅠ
아기 데리고 갈 때 꼭 참고하셔서 쉴트호른 갈 때는 유모차는 두고 가세요ㅎㅎㅎ

뮤렌마을 넘 예뻤어요!!! 뮤렌에서 중국 볶음밥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늦은 점심을 먹고, 뮤렌 통나무에 갔는데 한국인 여행객들께서 사진을 진짜 정성을 담아 찍어 주셨어요!!! 가족사진은 누가 안 찍어주면 찍을 수가 없었는데, 진짜 정성스럽게 이 포즈 저 포즈 다양하게 멋지게 찍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뮤렌 마을도 너무 예쁘고 풍경도 정말 멋지고!! 여기서도 돗자리 깔고 풍경 감상을 했어요~ 아기와 함께라면 돗자리 정말 필수!! 완전 추천!!!! 돗자리를 깔아주니 걸을 줄 모르는 우리 아기님은 앉았다 잡고 섰다 기었다~ 자유를 얻어서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여유롭게 앉아서 노니 정말 좋았어요♥
+ 아!! 뮤렌 중국식 볶음밥집에 이유식 데워달라니까 친절하게 데워주셨어요👍👍
고생길 시작한 쉴트호른
글이 길어지는 만큼 셋째 날 여행도 참 길고 험난했어요ㅠ 여기까지 왔는데 쉴트호른도 가야지~ 하고 올라갔는데... 올라가는 건 줄이 없어서 쭉 갔어요. 하지만... 올라가는 건 마음대로지만 내려가는 건 맘대로 못 내려간다 랄까요..ㅠㅠ
내려가는 케이블카 줄이 어마어마.... 게다가 저에게 찾아온 고산병 증세.... 어질어질. 예전에 융프라우 갔을 때는 어리고 홀몸이라 그랬는가 완전 괜찮았는데, 그래서 고산병 걱정 하나도 안 했어요. 근데 쉴트호른에 도착하자마자 울렁울렁 어질어질. 너무 힘들더라고요ㅠㅠ
대충 보고 얼른 내려가자 싶어서 줄을 서려고 했는데 계단으로 이어진 대기줄. 유모차 어쩔...😱
신랑보고 케이블카 타는 입구에 유모차랑 아기랑 함께 있어라고 하고, 저 혼자 계단에서 줄을 섰답니다. 좁고 어둡고 갑갑하고 어지럽고~~ 진심 힘들었어요. 이 줄이 여기서 끝날 줄 알았지만 내려가는 케이블카마다 계속해서 새롭게 줄을 서야 했어요. 결국 저도 아기도 컨디션 망...😭
햇빛아래 차 안에 계속 있었던 아기 먹거리
숙소 옮기는 날이라 캐리어 가득가득 액상분유와 실온 이유식이 들어 있었어요. 원래 오늘 계획은 인터라켄 쿱 들렸다 바로 숙소 가서 짐 풀고 숙소 근처 블라우제 가는 거였는데.. 오늘만 딱 날씨 좋고 담날부터 비+흐림이 쭉 계속된다는 예보에 오늘 쉴트호른을 가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차에 먹거리를 둔 채 케이블카를 탔었어요~ 코인라커라도 있었음 거기에 넣어두려 했는데 코인라커도 없더라고요ㅠㅠ 결국 아기 먹거리는 상했을까 봐 먹이기 찝찝..!! 분유는 물을 못 사서 급해서 한번 먹이긴 했는데 아프진 않았어요~ 그래도 걱정돼서 이날부터 계속 이유식 만들어 먹였답니다.😭 분유도 가루 분유 타먹고..!!
생수도 죄다 석회가 둥둥
분유 타 먹이려고 에비앙 끓였다가 기겁하고, 온갖 생수 다 사서 끓여 봤는데 다 하얀 것들이 둥둥둥~~ 맙소사ㅠㅠ
결국 그냥 에비앙 사서 40도로 살짝 데워서 분유 탔어요ㅠㅠ 먹고 탈 안 났으니 괜찮긴 했는데, 그래도 혹시나 탈 날까 봐 불안한 맘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여행오기 전에 미리 에비앙 사서 끓이지 말고 살짝 데워서 아기 먹여 보세요!! 미리 물 먹여서 탈 안 난다는 걸 알고 왔음 덜 불안할 거예요ㅎㅎ 여기 물 정말 모두 하얀 게 둥둥~ 이것이 석회인가 미네랄인가 알 수 없는 찝찝함ㅎㅎㅎ
이유식 만들 땐 그냥 눈 딱 감고 에비앙으로 만들었어요~ 막 끓고 있을 땐 하얀 게 잘 안 보여서ㅎㅎ 끓다가 끓는 게 멈추면 둥둥 뜨는 게 보이거든요~ 그래서 부글부글 할 때 이것저것 넣으면 눈에 안 보여서 그래도 참을 수 있었어요😂
정리 및 팁
1. 숙소
한 숙소 고정은 편한만큼 위험부담이 있어요.
2. 아기 먹거리
숙소 이동할 때 왠만하면 숙소에 짐부터 풀고 놀러 나가는 걸 추천합니다. 아무리 아이스백에 넣어둬도 긴 시간 차량에 먹거리를 두면 아무래도 상할까 걱정이예요. 특히 여름철!
3. 물
석회물은 눈으로 안 봐야 안 찝찝해요ㅠㅠ 별 짓을 다 해도 어쩔 수 없었어요.
4. 유모차
유모차가 유용한 곳도 있긴 하지만, 짐덩어리가 되면 정말 처치곤란해요. 진짜 고민 잘 해서 가져가세요!
특히 케이블카 타는 곳과 계단 많은 곳은 유모차는 차에 두고 가는걸 추천해요.
아기와 유럽여행 가능하나?
저희 가족에게는 힘은 들었지만 정말 행복했던 추억의 한자락이랍니다. 물론 아이없이 훌쩍 떠난 여행과는 코스도 힘듦도 비교가 안 되지만, 힘든것 보다 몇배든 더 행복한 추억이 마음에 남았어요.
유럽도 사람 사는 곳이며 육아는 어디에 있든 해야하는 것. 이왕이면 예쁜 풍경 속에서 육아를 하자 라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었는데, 정말 다시 가고 싶을 만큼 그리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게는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이었어요.
다음 이야기는 그린델발트와 인터라켄이예요. 천천히 또 정리해보겠습니다😁